강릉은 커피로 유명하다. 나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강릉에는 그 유명한 '테라로사 커피'가 있다. 강릉에서 너무나 유명하여 그 유명세를 타고 서울에도 몇 군데 테라로사 커피점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테라로사 를 즐기려면 강릉에 가야할 것만 같다.
안타깝게도 난 커피 맛을 전혀 모른다. 그냥 쓰거나 시거나 하는 오묘한 커피일 뿐이다. 이런 나도 강릉에 가면 무조건 '테라로사' 커피를 찾는다. 분위기가 좋고 커피향이 너무나 좋다. 테라로사 커피공장은 조그만 강릉 시골마을에 있다. 차를 가지고 끝까지 들어가는 것 보다는, 도로변에 마련되어 있는 테라로사 주차장을 이용한다. 그리고 한적한 시골길을 만끽하면서 테라로사까지 걷는다. 마을 어귀에 빨간 홍시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감나무도 볼 수 있고, 감나무 아래에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흰색 동네 똥개도 볼 수 있다.
테라로사에 가까워 질 수록 커피향이 고소하게 은은하게 내 코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커피를 못 먹는 사람도 커피향은 좋아한다. 이 세상에 커피향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커피향은 말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매혹적인 향이다. 그리고 왠지 고풍스럽고 정겹게 느껴지는 테라로사 나무 간판이 보인다. 드디어 테라로사에 온 것이다.
진정한 테라로사를 즐기고 싶다면 평일에 오라고 하고 싶다. 나는 평일과 주말에 모두 테라로사를 와 보았다. 평일에는 적당하게 사람이 있기 때문에 자리를 잡기도 여유롭다. 카페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느낌이다. 테라로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인다. 또한 원한다면 커피 나무가 잔뜩 심어져 있는 야외 비닐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괜찮다. 푸른색 잎사귀와 붉은색 열매가 달려있는 커피나무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주말에는 테라로사에 발 디딜 틈이 없다. 자리를 잡고 앉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같이 간 동생은 테이크아웃으로 '카페라떼'를 시켰다.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드롭 커피를 마셔야 하는게 아니냐고 했더니 본인은 드롭 커피 맛을 모른다고 했다. 카페라떼를 시켜서 밖으로 나와 마을을 걸으면서 마시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고 했다. 보통 커피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나도 한 입 얻어먹어보니 정말 그렇다. '쓴맛'보다는 '고소한 맛'이 더 느껴진다.
테라로사가 정말 유명하다면, 커피 고수들에서 은근하게 유명한 곳이 있다. 바로 보헤미안 이라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바리스타가 터를 잡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바리스타가 이 카페를 지금도 운영하고 있으며, 따뜻하고 푸근한 웃음으로 관광객들을 반긴다.
보헤미안은 테라로사 처럼 세련되지도 크지도 않다. 짙은 갈색 느낌이고 왠지 색소폰 연주곡이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이 곳에는 나이 많으신 분들도 많이 오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족단위로도 많이 온다. 테라로사는 친구 혹은 연인이 많이 찾는 곳인 것 같다
보헤미안에서는 아침시간대에 가면 특별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잘 구운 토스트에 삶은 계란, 소세지 그리고 커피 한잔으로 구성된 브런치 이다. 토스트는 바삭하게 잘 구워졌으며 계란과 소세지도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재료인데도 맛있다. 아마 분위기와 커피향이 모든 것을 맛있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보헤미안 뒷 마당에는 파라솔이 있다. 그 곳에 앉아서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커피를 마실수도 있다. 나는 파라솔 그늘에 앉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했으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했으며, 강릉여행에서 최고의 힐링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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