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50~60달러를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20~30달러로 급락하면서,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세계 경기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당장 미국 셰일 가스 업체들이 파산위기에 내몰렸고, 석유화학 기업들도 역마진이 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 를 진행하면서, 항공기, 선박, 차량 및 공장 운영이 멈추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석유의 공급은 지나치게 많이 되어 유가가 급락을 하고 있는 것이다.
CNBC 뉴스는 석유 글로벌 재고는 조만간 저장시설의 최대용량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산업체가 돈을 내고 재고를 처분하는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편 초대형 유조선을 빌려 석유재고를 해상에 저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유조선 운임 비용으로 오래 지속하기 쉽지 않은 상황.
국제유가를 급락시킨 석유전쟁은, 세계 석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의해 시작되었다.
러시아는 석유를 더 많이 생산해 석유시장의 주도권을 잡고자 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생산을 줄여서 국제유가를 높이자는 입장이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 감축을 둘러싼 다투다가, 서로의 살을 깎아먹는 무제한적인 생산경쟁에 들어선 것이다.
사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지금까지 적절한 감산으로 배럴당 50달러~60달러 유지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들이 성장하면서 그 과실이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가져갔다는 판단을 한 러시아가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은 최근 셰일가스를 채굴하기 시작. 국제 에너지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셰일가스는 퇴적암인 셰일이 형성되는 지층에 함유되어 있는 천연가스나 석유를 의미한다. 셰일가스는 세계 각 지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셰일가스는 채굴 비용이 높아, 배럴당 50달라 이상 팔아야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채굴 원가가 높아 유가폭락에서는 버티기 힘든 구조이다. 따라서 현재 유가 20~30달러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6일 석유감산을 논의하는 OPEC+ 에서 오히려 증산을 이야기했다. 석유를 더욱 많이 생산하여 국제 유가를 배럴당 50달러 미만으로 하여 생산비용이 높은 미국 셰일가스 기업에 직격탄을 날리기 위함이다. 그리고 자국 석유회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집권 연장을 두고 러시아 국민의 마음을 사려고 하는 시도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돌연 증산을 선언하고 사우디가 생산할 수 있는 최대의 석유를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석유공급이 부족할 때를 대비하여 적정 수준의 비축해두는 전략비축유 매입을 통해 석유 가격을 끌어올려보려했지만 실패한 상태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채굴비용이 증가하여 오히려 손해인 상태다. 그렇다면 왜 무리를 해서 이렇게 증산을 하는 것일까? 러시아와 경쟁하여 단순히 석유국 패권을 잡기 위해서일까?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에 따르면 사우디가 이른 시간내 석유를 현금화하려는 전략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등 신재생 에너지가 보급되면 석유수요는 10~20년내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우디의 배럴당 생산원가는 10달러. 미국의 경우 40달러, 러시아는 20 달러. 사우디가 마음먹고 저가공세를 하면 누구든 당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3대 산유국 외 석유 관련 사업을 하는 국가들도 타격이다. 우리나라도 석유화학 산업에 타격이다. 비싸게 사두었던 석유로 만든 제품을 싼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동에서 한국으로 석유가 오는 시간은 두달 정도이기 때문에 예전엔 비싸게 샀지만 한국으로 오는 순간 가격이 싸지기 때문에 저렴하게 팔아야 하는 것이다.
석유가 폭락은 자산 시장 폭락으로 이어진다. 산유국 국부펀드들이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러시아는 4월 이번달부터 증산에 들어갈 계획 없다고 밝혔다. 미국 셰일업체 화이팅 Whiting Petroleum 은 4월 1일부터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협상이 성공할 경우 OPEC+ 회의가 4월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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